👪혼자인 것 같지만, 넌 혼자가 아니야

2024. 10. 8.

2023.10.09 수요일

60호 뉴스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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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

드라마 | 미국 | 2017년 | 113분

누구보다 위트 있고 호기심 많은 매력 부자 ‘어기'. 하지만 남들과 다른 외모로 태어난 ‘어기'는 모두가 좋아하는 크리스마스 대신 얼굴을 감출 수 있는 할로윈을 더 좋아한다. 10살이 된 아들에게 더 큰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던 엄마 ‘이사벨’(줄리아 로버츠)과 아빠 ‘네이트’(오웬 윌슨)는 ‘어기'를 학교에 보낼 준비를 하고, 동생에게 모든 것을 양보해왔지만 누구보다 그를 사랑하는 누나 ‘비아'도 ‘어기'의 첫걸음을 응원해준다. 그렇게 가족이 세상의 전부였던 ‘어기'는 처음으로 헬멧을 벗고 낯선 세상에 용감하게 첫발을 내딛지만 첫날부터 ‘남다른 외모'로 화제의 주인공이 되고, 사람들의 시선에 큰 상처를 받는다. 그러나 ‘어기'는 27번의 성형(?)수술을 견뎌낸 긍정적인 성격으로 다시 한번 용기를 내고, 주변 사람들도 하나둘 변하기 시작하는데…

source: 네이버 소개

영화 볼 수 있는 곳은 여기!

웨이브 | 왓챠

※ 주관적인 해석과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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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나와 다른 이들에게 혐오감을 품고, 그로 파생된 범죄를 다루는 뉴스들이 부쩍 늘어난 것을 느낍니다. 불쾌한 소식을 무방비하게 접하다 보니 부정적인 감정이 마음까지 서서히 물들더라고요. 울적한 뉴스에 지친 마음을 달래줄 맑은 영화를 한 편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주인공 어기는 선천적 안면 기형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친구들은 그의 외모만 보고 편견을 가지며 불쾌함을 서스럼없이 드러내죠. 하지만 어기는 똑똑하고, 용감하고, 위트 있고, 때론 누나의 외로운 마음을 달랠 줄도 아는 햇살 같은 소년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며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첫인상으로 그들을 멋대로 판단하곤 합니다. 원더는 이러한 '겉모습'이 가지는 힘, 그리고 그 편견을 넘어설 수 있는 용기를 가르쳐 줍니다.

영화는 어기의 일상을 자세히 관찰하며 그가 가진 매력을 서서히 보여줍니다. 마침내 등장인물들과 관객들이 어기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밖에 없게 만들죠. 편견을 딛고 반짝이는 주인공 어기의 이야기는 단순한 성장물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삶에서 불가피하게 마주하는 '다름'을 아름답게 그려냅니다.

학창 시절에는 친구의 시선만큼 무서운 게 없다는 말, 공감하시나요? 어기는 친구들의 편견 어린 눈길을 피하기 위해 헬멧 속으로 얼굴을 숨깁니다. 저도 사춘기 때, 어기처럼 제 진짜 모습을 누군가에게 드러내는 것이 두려웠던 적이 있습니다. 친구들과 ‘다른’ 아이가 될까봐 하기 싫은 일이 있어도 묵묵히 그들에게 맞추었고, 혹여나 친구들과 ‘다른’ 답변을 할까봐 퀴즈의 답을 알고 있어도 손을 들고 대답하지 않았죠. 혹여나 편견을 살까봐 티끌만큼의 차이도 들키지 않기 위해 하고 싶은 말을 마음속에 감추려고 발버둥 쳤던 기억이 납니다.

스무살 무렵 우연히 집을 떠나 할머니와 함께 살게 된 적이 있습니다. 조건 없이 저를 믿어주고 사랑해 주시는 할머니와 산다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편안한 일이었죠. 할머니는 항상 제가 가진 장점에 대해 말씀해 주셨고, 내면 깊은 곳에 자신감을 심어주셨습니다. 무조건적인 믿음과 용기에 저는 서서히 밝아지며 제 생각을 드러내는 것이 더 이상 무섭지 않아졌습니다.

그렇게 할머니와 1년간 살며 발견한 것은, 저는 생각보다 재밌는 사람이더라고요. 학창 시절엔 무심코 뱉은 말 한마디에 누군가의 편견을 살까봐 조용하게 지냈었는데, 지금은 제가 던지는 농담에 자주 웃게 된다며, 함께 있으면 행복하다는 말을 자주 듣곤 합니다.

저는 누군가의 미움을 사지도, 그다지 주목을 받지도 않는 그저 그런 보통의 학생이었습니다. 친구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미움받지 않고자 만든 모습이 스스로를 더 불안하고 외롭게 만들었어요. 순간의 시선이 두려워 속으로 숨어들던 학생 시절의 저와 어기의 모습이 영화를 보는 내내 겹쳐 보였습니다.